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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을 타고 브롱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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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ihyun 작성일06-06-07 15:16 댓글0건 조회5,3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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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브롱스의 어느 거리에 도착한 것은 아침 7시였습니다.
평소 커피중독인 저는 50센트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 카 (바퀴달린 커피 가판대. 아침에만 만날 수 있습니다.)를 발견하고 긴장도 풀 겸 줄을 섰습니다.
제가 가장 뒷쪽이었죠.

그런데 제 뒤에 누군가 와서 서더군요.
돌아보니 7-8세정도 된 스페니시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년이 뭔가 앞뒤를 흘낏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느낌을 뭐로 표현해야 할까요.
뉴욕에 도착한지 한달남짓. 여기서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일까요. 저는 정말 무의식적으로 겁이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 소년의 행동이 좀 컸기 때문이지만요.
제 뒤에 선 후로 계속 제 앞쪽과 자기 뒤쪽을 흘낏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주문할 차례였지만 조심스럽게 줄에서 이탈해서 몸을 비키고 말았습니다.

앞에 아무도 없게된 소년은 그제서야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를 챈 것 같았습니다. 그때 그 소년의 입에서 나온말.
정말 예의바르고 조심스러운 말투로."걱정마세요. 당신을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그순간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저를 그런 부끄러운 생각을 하게 만든, 미국이라는 나라의 분위기가 순간적으로 너무나도 싫어졌습니다.
그 소년의 말투는 명백히도 '무슨 오해를 받거든 이렇게 말해라'라고 부모나 그 외 주변 사람에게 "교육"을 받았음이 틀림없는 말투였거든요.
인종만으로 충분히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 나이어린 소년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죠.
저는 그 소년의 말을 듣고 잠시 당황해 하다가 앞으로 나가서 주문을 하고, 커피를 받아들고 돌아서다가 그 소년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돈이 모자라는데 핫초코를 반만 팔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할 수 없는 기분이 된 저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떴습니다.
저는 혼자 동양인이라고 무서워서 흠칫거리고 있을 동안, 완전 그 거리에서는 부외자.인 저 때문에 상대편은 또한 쓸데 없는 오해를 받을까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한 느낌이었습니다.
정말로 실례를 끼친 것은 내쪽이었구나..하고요.
하지만 차도 없는데 지하철 타고, 나머지는 걸어야 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정말 미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몇번에 걸쳐 지하철로 브롱스를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가서는 그 분위기가 익숙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민족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살아온 저에게 그런 분위기는 아무리 익숙해진다고 해도 결코 아무렇지도 않게 편안하게는 될 수 없음은 확실했습니다.
뭐 제가 편협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아무리 좋은 말로 메스컴에서 떠들어도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그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수 없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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